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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축제

2018 서울국제와인&주류박람회를 다녀와서

2018 서울국제와인&주류박람해

2018 서울국제와인&주류박람회

지난주 목요일 주류박람회를 다녀왔다. 일부러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을 피해 오픈 시간인 11시에 맞춰서 왔다.
서울국제와인&주류박람회, 국제 맥주 및 기기 설비 산업 전시회, 세계 전통주 페스티벌이 동시에 개회하는 행사다. 맥주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런 행사는 물만난 고기 처럼 신나는 일이다.

주류박람회 전시장

정문을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것은 와인 전시장.
와인보다는 맥주를 좋아하기에 이쪽 전시장은 눈으로만 죽 훑으며 지나친다.

미국 크래프트 맥주 전시관

미국 크래프트 맥주 전시관
Great American Craft beer showcase

맥주 쪽 전시장에 왔더니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미국 크래프트 맥주 전시관이었다. 전세계 크래프트맥주 광풍을 일으킨 본고장 미국 맥주를 마음껏 시음하며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마더어스, 하디우드, 벨칭비버

여기서는 수입사 준트레이딩의 맥주 시음을 원 없이 했다. 준트레이딩에서 컨텍하는 맥주를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편이다.
마더어스의 부쿠는 2016년 에스콰이어 매거진 선정 베스트 IPA다. 자몽류의 향을 느낄 수 있었다. 새로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마더어스의 캘리크리밍. 바닐라의 달콤함이 돋보인다.


벨칭버버 브루어리 것으로 피넛버터 역시 나를 반기고 있었다. 땅콩버터의 고소함과 밀크의 부드러운 감촉이 좋은 맥주다. 팬텀 브라이드는 처음 보는 것으로 이번에 새로 선보이는 맥주인 듯 싶다. 자몽류의 향이 느껴지는 맥주였다.
하디우드 맥주 3종도 전시되어 있었다. 물론 다 시음했다. 싱겔은 벨기에 수도원 맥주를 미국식으로 재해석한 것, 버지니아 블랙베리는 이름 그대로 버지니아산 블랙베리를 첨가한 밀맥주다. 피치트리펠은 복숭아 및 자두향이 매력적인 맥주였다.
그 외에 스톤, 스윗워터, 파운더스, 피라미드 브루어리의 맥주도 전부 시음했다. 미국 크래프트 전시관 딱 1곳만 와서 시음했는데도 벌써 알딸딸했다.


코엑스 전시관

독일 함부르크 맥주 리퍼비

분명 독일맥주인데 굉장히 미국스러운 부스가 보여 호기심이 동했다. 당장 가서 인사하고 시음주를 마셔보았다. 바나나향이 피어오르는 전형적인 밀맥주가 메인인 듯싶다.
리퍼비는 함부르크의 항구이자, 세인트 파울리의 유명한 거리명인 '리퍼반'에서 고안했다고 한다. 리퍼반은 현지인과 여행자 모두 춤, 파티를 즐기는 명소의 거리이며 매년 문화 예술 등 다양한 컨셉의 페스티벌을 진행하여 전 세계인들을 끌어당기는 독특한 문화와 유흥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리퍼비'라는 브랜드는 이러한 쾌락의 거리로부터 영감을 받아 탄생하였다고 한다.
굉장히 독일스럽지 않은 독일 브랜드라서 인상 깊었다.

크래프트루트 수제맥주

크래프트루트

크래프트루트는 속초의 최초 수제맥주 양조장으로, 익선동에서 유명한 크래프트루의 뿌리라고 소개한다. 재작년이었나 익선동의 허름한 집을 아름다운 한옥풍으로 인테리어 개조하여 탄생한 크래프트루의 성공은 익선동 거리의 활성화를 이끌었다. 이번에는 속초에 가게를 차리면서 아예 양조까지 해버렸다. 그렇게 탄생한 크래프트맥주가 위 사진의 4종 맥주이다. 속초의 지역성을 잘 살린 일러스트가 돋보인다. 하필 속초인 이유는 사장님 고향이 속초이기 때문.
속초 IPA는 시트러스한 풍미가 기분이 좋고, 부드러워서 음용성이 있었다.
설 IPA는 밀맥아의 영향으로 부드러운 세션 IPA며, 대포항 스타우트는 초코렛, 커피향이 잘 어우러진 마시기 편한 흑맥주였다. 개인적으로는 대포항 스타우트가 가장 내 입맛에 맞았다.

어메이징

어메이징

어메이징에서는 맥주교육 양조강의 상담을 하고 있었다. 요즘 많은 강연활동으로 바쁘신 김만제 강사님도 계셔 얼른 인사를 했다. 지난 강의에서 이 분 덕분에 풀러스(Fuller's) ESB의 균형잡힌 맛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


홉고블린 부스

홉고블린 & 리프만스

재밌는 일러스트와 게임홈페이지 같은 홈페이지를 가진 영국 위치우드 양조장의 맥주 홉고블린생맥주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확실히 맥주는 생이 맛있다는 것을 느꼈다.
내친 김에 리커앤조이에서 취급하는 리프만스 람빅 맥주도 맛을 봤다. 라즈베리, 체리, 스트로우베리 등 각종 야생 베리류를 블랜딩하여 빚어냈는데, 공중에 부유하는 야생 효모를 이용하여 18개월 이상 숙성시켜 만든 맥주였다. 상큼하고 싱그러우며 도수가 세지 않아 마시기 편했다. 체리향이 많아 음료수를 마시는 듯한 느낌이었다.


비어라인 부스

맥주 업체뿐 아니라 생맥주 기기로 유명한 비어라인도 보였다.

아마 맥주기기 설비 업체 중 국내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고 있다.


안동소주 부스

안동소주

맥주뿐만 아니라 전통주 부스도 맥주 쪽 라인에 있었다. 호기심에 가서 마셔봤는데 확실히 일반 시중의 싼값의 소주와는 다른 깊은 풍미가 느껴졌다. 위 사진에 보이는 아저씨가 500년 넘게 가문에 이어져 내려온 안동소주의 비법 전수자라고 한다. 불이 직접 닿지 않게 하는 중탕식 증류로 맛은 깨끗하고 부드러우면, 향은 깊고 은은한 안동소주 본연의 맛을 예술의 경지까지 끌어올린 장본인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소개가 다소 거창하긴 한데 맛은 분명히 있었다. 전통주도 잘 돼서 소주의 이미지가 좀 더 고급지게 바뀌길 기대해 본다.



2018 서울국제와인 & 주류박람회가 성황리에 마쳤다. 위에 소개한 브랜드는 극히 일부일 뿐 수십개의 업체가 전시하고 있어 볼거리와 맛거리가 풍성했다. 술 뿐만 아니라 안줏거리도 있었고, 먹을 것 뿐만 아니라 프랜차이즈사업, 교육사업, 설비 등 다양한 업체와 테마가 아주 볼만했고 재미있었다. 내년에도 주류박람회를 놓치지 않고 꼭 다시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