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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리뷰

가펠쾰쉬 Gaffel Kolsch

가펠쾰쉬 Gaffel kolsch

Gaffel Kolsch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맥주인 가펠쾰쉬는 여름에 벌컥벌컥 마시기 좋은 청량감이 돋는 맥주다. 풍미가 좋은 에일은 에일대로 아로마에서 느껴지는 향이 기분이 좋다만 여름엔 역시 갈증을 시원하게 씻어버리는 맥주가 손이 가기 마련이다.

쾰쉬?

사람들을 만나 맥주에 대해 대화를 할라치면 꼭 라거인지 에일인지를 따진다. 예술계에 기존의 기조와 방식을 모두 부정하는 해체주의의 바람이 분지 반세기가 지나 한세기를 향해 달려가는 이 때 맥주계에도 그러한 이분법적 분류는 의미가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현대 정치에 좌파와 우파의 구분은 진작에 없어지지 않았나.
북한의 김정은과 미국의 트럼프가 나란히 걸린 성조기와 인민기 앞에서 손을 잡은 모습은 영원하며 무조건적인 악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음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멘붕을 안겨준 그 상징적인 장면을 바라본 사람들에게 맥주에 있어서도 무조건적인 라거와 무조건적인 에일이 없음을 외치고 싶다.


쾰쉬는 바로 그런 맥주다.
에일이지만 라거인, 라거이지만 에일인... 뒤집어 말하면 에일도 아니고 라거도 아닌 '쾰쉬' 그 자체로서의 '쾰쉬'다.
그 연유는 다음과 같다. 흔히 맥주의 종류를 규정할 때(필자는 맥주를 에일과 라거로 나누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편의상) 맥주양조 과정에서 에일계 효모를 쓰면 에일이요, 라거계 효모를 쓰면 라거다. 에일효모는 맥주의 상면에서, 라거효모는 맥주의 하면에서 발효가 이루어진다.
양조 방식으로 따지면 에일은 상온에서 2주간의 숙성을 거쳐 만들고, 라거는 빙점에 가까운 저온에서 4주간 숙성을 시킨다.

쾰쉬는 에일계 효모를 쓰지만 저온에서 4주간 숙성을 시킨다. 그러면 재료는 에일의 그것이요, 양조방식은 라거의 그것이라면 이 맥주를 뭐라고 정의 내려야 할까. 다시 한번 말하지만 쾰쉬는 '쾰쉬' 그 자체다. 쾰쉬라고 불러달라!

또다시 에일과 라거를 끌어들여서 설명하고 싶지는 않다만 그래도 그것들을 가져와서 설명하는 게 쉽게 다가오고 익숙하겠다. 쾰쉬는 에일처럼 아로마를 품고 있지만 흔히 아는 페일에일처럼 진하지는 않으며, 라거처럼 가볍고 청량하지만 흔히 아는 카스의 그것처럼 톡 쏘면서 그저 시원한 맛으로만 마시는 맥주가 아니다.

여담으로 쾰쉬는 독일의 쾰른이라는 도시에서 처음 만든 맥주로 산업화가 타지역에 비해 빨리 이루어졌다. 산업화시대 공장 노동자들은 일과 후 맥주 한잔을 낙으로 삼았었는데 이들의 기호에 딱 맞춘 맥주가 바로 쾰쉬다. 쓰고 무거운 맥주를 고된 노동 후에 마시고 싶은 사람이 있겠는가. 가볍고 시원하면서 탄산이 적어 목구멍에 잘 넘어가는 맥주를 당연히 마시고 싶을 것이다.
상면발효 맥주인 쾰쉬는 탄산이 적으며 저온에서 숙성을 시켜 가볍고 시원하며, 이러한 이유로 음용성이 매우 뛰어나다. 슈탕에라는 앙증맞게 작고 예쁜 잔은 노동자들이 한번에 털어 마시기에 가장 이상적인 사이즈이다.
이런 역사를 알고 쾰쉬를 대한다면 라거와 에일 중에 뭐라고 하나 고민하기 보다 '쾰쉬'라는 고유명사를 불러주고 싶지 않은가.

19세기 진정한 노동주 쾰쉬를 위하여 오늘도 병뚜껑을 딴다.

정보

제품명 

가펠쾰쉬 Gaffel Kolsch 

스타일 

쾰쉬 

원산지 

독일 

제조사 

Privatbrauerei Gaffel Becker & co.ohg 

수입사 

(주)도아인터내쇼날 02-2038-2171

원료 

정제수, 보리맥아, 호프추출물, 효모 

알코올 도수 

4.8% 

용량 

330mL 

기타 

IBU :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