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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에 대해

맥주 IPA에 대해

인디아 페일 에일은 보통 줄여서 IPA라고 부르는데 이 스타일의 탄생에 대한 역사가 재미있습니다. 18세기 ~ 19세기 대항해시대 때 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별칭을 갖고 있었는데 전 세계 곳곳에 식민지가 있어 그러한 별칭을 얻었죠.


세계 각지의 영국인들은 고향에서 마시던 맥주를 당연히 그리워 했을 것이고, 당연히 돈을 벌고 싶은 사람은 이들의 수요를 충족시키려 했을 겁니다. 하지만 냉장기술이나 보관 기술이 취약했던 당시에 장거리의 항해로 받는 스트레스는 맥주를 곧잘 상하게 했습니다. 특히 인도로 맥주를 보낼 때는 아프리카를 돌아서 가야 하기에 적도를 2번 지나쳐야 했는데 그 뜨거운 온도와 수개월에 걸친 항해를 견디지 못했습니다. 이에 대한 고민으로 만들어 진 것이 바로 IPA입니다.


홉은 매력적인 향과 쌉쌀한 맛을 부여하는 역할 외에 방부제 역할도 합니다. 이런 특별한 성질은 1760년대에 이미 잘 파악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앰버, 골드, 블랙>의 저자이자 역사가인 마틴 코넬은 맥주를 더운 기후 지역, 특히 카리브 해 지역과 인도에 보낼 때는 양조가들에게 홉을 더 추가할 것을 권장했다고 하는 군요.


스톤 ipa

인도에 사는 영국인 중에서도 특히 중상위층 유럽인과 공무원, 군 장교, 무역회사 종사자들이 홉이 아낌없이 들어간 페일 에일을 더 좋아했다고 합니다.


IPA는 맛있으면서 홉의 특성이 명확하게 나타나며 대체로 도수가 높은 맥주입니다. 여기서 맥아는 보조적인 역할을 하여 맥주에 무게감과 달콤함을 부여합니다. IPA는 최초로 만들어진 곳은 영국이지만 현재 미국 크래프트양조의 현장에서 나름의 스타일로 크게 거듭났습니다. 이들은 맥주의 밸런스는 버리고 홉을 엄청 때려 넣는 시도를 주로 해왔죠. 혀의 미뢰에 펑펑 펀치를 날리는 듯한 느낌의 강한 홉향과 쓴맛이 도드라지는 맥주가 들불처럼 번졌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가볍고 산뜻하며 균형미를 갖춘 세션 IPA가 유행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홉은 물만큼이나 맥주를 만드는 데 중요한 요소라는 데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특히나 IPA같이 홉의 캐릭터가 맥주를 지배하는 스타일에서는 더욱 그러하죠. 하지만 중세 시대 맥주의 레시피에는 홉잎이 한 장도 들어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당시 맥주는 그루잇(gruit)라는 식물로 풍미를 냈다고 하는 군요. 그루잇이란 계피와 캐러웨이 씨앗 같은 다양한 향신료와 함께 쌉싸름하고 떫은 서양 톱풀, 야생 로즈메리, 진액이 나오는 들버들 열매를 혼합해 만든 제품이었습니다. 그루잇은 많은 양을 쓸 경우 행복감을 높이고 최음제 역할을 하는데 여러 양조가들이 그 효과를 높이기 위해 사리풀 같은 향정신제를 넣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국민 건강에 관한 염려와 종교적 이유로 국가의 통제를 받으면서 그루잇은 1700년대부터 서서히 자취를 감추었고, 홉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어 오늘날의 향기 가득한 IPA나 페일에일에 이른 것입니다. 물론 라거나 바이젠같은 다른 스타일의 맥주에도 홉은 필수적으로 투입됩니다.


국민ipa